오늘 저는 머리카락을 깎으며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 발치에 떨어지는 것은 단순한 머리카락이 아니라, 지체된 정의에 대한 분노이며,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저 김수현의 마지막 남은 안일함마저 다 태워버리겠다는 필사즉생(必死則生)의 각오입니다.
국회는 세종시민의 염원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마십시오.
지난 3월 3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행정수도 특별법을 논의조차 하지 않은 채 4월 7일로 미뤘습니다.
대통령 세종집무실과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이 핵심 법안이 기득권의 논리와 정치적 셈법 속에 방치되고 있습니다.
이는 39만 세종시민의 간절한 기다림을 짓밟는 처사이며, 국가균형발전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외면하는 무책임한 직무유기입니다.
행정수도 특별법은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입니다.
세종시 행정수도 명문화, 국회와 대통령집무실의 완전한 이전,
중앙행정기관의 추가 이전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대업입니다.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국가 소멸의 위기를 극복할 유일한 열쇠이기 때문입니다. 여야가 이견이 없는 국가 의제임에도 불구하고
심사를 미루는 행태에 대해, 국회는 분명히 대답해야 합니다.
무엇이 두려워 결단을 늦추는 것입니까?
세종의 역사는 투쟁의 역사였습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거저 얻은 적이 없습니다.
2004년 신행정수도 위헌 결정의 절망 속에서도, 이명박 정부의 수정안 획책 앞에서도 우리는 굴복하지 않았습니다.
단식과 삭발, 상경 투쟁과 촛불로 이 도시를 지켜왔습니다.
저 김수현은 20여 년 전 위헌 결정 당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행정수도 완성의 현장을 한 번도 떠나지 않은 ‘야전사령관’입니다. 원안 사수부터 세종의사당 확정까지, 시민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꿔왔습니다.
이제 다시 신발 끈을 조여 맵니다. 초정파적 연대로 맞서야 합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좌절이 아니라 강력한 전투력입니다.
정치적 이해타산을 넘어선 민·관·정의 하나 된 대응이 절실합니다.
오늘 저의 삭발이 세종시 전체의 결의를 결집하는 불씨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국회에 엄중히 경고합니다. 4월 7일 심사마저 무산된다면, 그것은 세종시민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는 시작점이 될 것입니다.
끝까지 가겠습니다. 반드시 이기겠습니다.
어렵다고 포기했다면 오늘의 세종시는 없었을 것입니다. 주저앉고 싶을 때마다 우리를 일으킨 것은 "반드시 해내겠다"는 서슬 퍼런 결단이었습니다.
저 김수현이 그 길의 맨 앞에 서겠습니다. 제 살이 깎이고 뼈가 깎이는 한이 있더라도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과 실질적 완성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던지겠습니다. 세종의 자존심을 세우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는 이 싸움에서 결코 물러서지 않겠습니다.
시민 여러분, 함께해주십시오. 우리가 하나 될 때 행정수도의 문은 비로소 활짝 열릴 것입니다.
